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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후기] 소시지 파티 (2016). 완전 약빤 성인용 괴작 애니메이션.
    문화생활 후기 2021. 4. 17. 18:13


    넷플릭스에서 '소시지 파티'를 봤습니다.

    2016년에 나온 작품인데, 당시 예고편만 보고 뭔가 비범하다는 느낌을 받고 그냥 넘겼었는데 막상 직접 관람하고 나니 이런 작품일 줄은 몰랐습니다. 그야말로 저의 상상력과 가치관을 훨~씬 뛰어넘는 괴작이었습니다.

    https://youtu.be/7uhO4YV2SDQ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신(인간)에게 선택되면 낙원으로 가게 된다는 환상을 갖고 있던 마트의 식품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인간에게 잔혹하게 살해되어 먹힌다는 현실일 뿐이었죠. 뒤늦게 이 현실을 알게 된 몇몇 식품들이 인간으로부터 탈출하여 반란을 꿈꾼다는 내용입니다.



    줄거리만 보면 흔한 평범한 아동 영화의 줄거리 같기도 합니다. 식품과 사물이 인격을 갖고 있어서 자유롭게 행동한다는 것은 토이스토리 같은 애니메이션에서 잘 보여줬으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는 무려 '청소년 관람불가'입니다. 미국에서는 청소년 관람불가에 해당하는 R등급을 받았구요.

    식품들이 잔인하게 요리되는 장면의 연출은 정말 끔찍합니다. 과일을 칼로 자르고, 고기를 굽고, 양배추를 쪼개고,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넣어 데우는 등의 일반적인 연출이 여기서는 마치 사람을 살해하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처참하게 연출됩니다. 식품 캐릭터들이 그렇게 호감형은 아니지만, 의인화되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30분 넘게 보다가 그들이 살해되는 장면에서의 충격은 앞으로 음식을 먹을 때의 죄책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하죠.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도 매우 거칠고 외설적입니다. 식품들이 보여주는 성격이나 성향은 인간들이 가진 인종, 국가, 성적지향성 문제를 그대로 옮겨왔음을 알 수 있는데, 각 식품들의 이미지와 인간 사회 속 문제를 서로 비교해보면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많습니다. 중간중간 산재되어 있는 유명 영화 패러디라든가, 유명 인물을 패러디한 씬 스틸러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죠.

    식품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후반 전투 장면과 결말에서는 그야말로 완전히 약빤 전개를 보여줍니다. 이 장면들만 갖고도 애니메이션이 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게 되었는지 절실히 알게 됩니다. 상식과 가치관이 한 번에 무너지는 장면들을 보는 느낌은 흡사 아리 애스터 감독의 미드소마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과 같았습니다.



    이건... 정말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내가 도대체 뭘 보고 있는 거지...?

    등장 인물들의 성우진만 봐도 꽤 낯익은 배우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최대 반전은 바로 이 영화의 감독입니다.


    '그렉 티어넌'이라고 하는 애니메이션 전문 감독인데요.

    그의 대표작이 뭔가 하니 바로...



    기관차 토마스와 친구들 시리즈의 감독이었습니다.

    ...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주로 만들던 감독의 리미터가 해제되면 얼마나 무서운 작품이 나올 수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이 작품은 정말이지... 정말 무섭습니다.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있네요. 얼마나 오래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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