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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딱 한 달 공부하고 2급 합격한 후기.
    일상 2020. 8. 21. 16:50


    2020년 8월 8일에 있었던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2급으로 합격했다. 개인사정으로 인해 한 달 남짓되는 시간이 남은 동안 공부를 했는데, 수능 이후로 한국사에 대한 공부가 전혀 없었던 내가 이번에 비교적 무난하게 2급으로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선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사는 암기할 것이 많기로 악명이 높은데, 단순히 닥치고 무조건 외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 내가 공부한 방식을 정리하고자 한다.

    1.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체계 이해.
    2020년 8월 현재 48회를 맞이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최상위 1급부터 최하위 6급까지 나뉘어져 있다. 최근 47회 시험부터 급수 체계가 변경되어 1급부터 3급까지는 난이도 '심화'에서 취득가능하고, 4급부터 6급까지는 난이도 '기본'에서 취급가능하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막연한 난이도 체계 때문에 3급만 따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했는데, 개편이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심화'를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되어버렸다. (자격증의 우대 같은 것은 2급부터 효력이 있더라)

    2. 유튜브 무료 강의.
    요즘은 세상의 모든 정보가 유튜브에 모여있는 만큼, 나 역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유튜브에서 검색했다. 다양한 시험 후기가 있었는데, 광고처럼 보이는 것도 있어서(당시 7월말부터 뒷광고 이야기가 큰 논란이 되었다) 경계를 했었는데, 때마침 유튜브에 무료로 올라와 있는 유명 강사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강의를 발견하고 공부했다.

    3. 교재 구입 및 학습.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의 방대한 학습 범위를 그 강의를 통해 1.25배속으로 하루 6시간 동안 공부했다. 그 강의 채널에서 소개하는 학습지를 구입하긴 했지만 일단은 학습지는 무시하고 유튜브 강의를 통해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주력했다.

    4. 영화, 드라마 등 영상물을 통한 역사에 대한 이해.
    한국사에 대한 학습량이 많아질 수록 외우기 힘들거나 헷갈리는 것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조선의 건국과정, 사화, 붕당 정치 등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나온 사극 영화가 큰 도움이 되었다.

    이정재 님의 열연으로 유명한 영화 '관상'은 계유정난, 이병헌 님이 열연한 '광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동법, 그런 광해를 인조반정으로 몰아낸 인조가 훗날 병자호란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을 다룬 '남한산성', 사도세자의 비극을 다룬 송강호, 유아인 님 주연의 '사도' 등. 복잡한 조선왕조의 인물들의 이미지가 배우의 이미지로 기억되니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역사 속 '사화', '붕당정치', 조선후기 개항기의 혼돈의 역사는 잠들기 전에 유튜브 속 역사 채널을 통해 이해했다. 이런 것은 단순히 외우는 게 아니라, 흐름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둔 자료를 통해 한국 역사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조선후기 일제강점기에 접어들기 전까지의 흐름을 보면, 조선후기 왕권이 약화되고 삼정의 문란 등 사회가 혼란 속에서 자신의 이권만 챙기다가 개항기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안타까움, 치욕, '망할만한 나라' 등 별 다양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여기서 나는 역사에는 '만약'이라는 말은 통용되지 않으며,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말을 통감하며, 단순히 자격증이나 스펙을 위한 공부가 아닌 역사를 공부한다는 그 자체의 의미를 발견할 수도 있었다.

    4. 기출문제 풀이하기.
    아무리 역사 속 새로운 발견을 하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다고 한들, 결국 시험은 시험인지라 50개의 문제를 맞춰야 하는 것. 이럴 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기출 문제 풀이다. 역대 기출문제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홈페이지에서 쉽게 다운 받을 수 있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홈페이지.
    http://www.historyexam.go.kr/main/mainPage.do

    2020년 7월 기준, 시험자료는 총 47회 X (초급 중급 고급) = '141개'의 문제지가 있다. 초급은 무시하고, 초기의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극악의 난이도로 유명했으니, 비교적 난이도가 쉬워진 30회부터 47회까지의 '중급'과 '상급'의 기출문제를 다운 받았다.

    아이패드에 다운 받아놓은 역대 시험 자료.


    처음에는 중급을 풀이하는 것도 버거웠는데, 정답을 맞추기 위한 목적으로 문제를 푼다기 보다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라는 시험의 특성을 파악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홈페이지는 시험자료와 정답만 있지만,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친절하게 정답 해설까지 곁들여 놓은 블로그를 찾을 수 있어서 문제 풀이 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계속 문제를 풀이하다가 나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막연한 암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
    -'문제의 형식이 뉴스나 신문, 강의 형식을 빌려 현대 사회의 흐름을 잘 따라가고 있다는 것'
    -'오지선다로 구성된 문항은 모두 정해져 있어서 문제는 달라지더라도 문항은 계속 반복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 계속해서 기출문제를 풀이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정답을 모르더라도 문제 속에 있는 흐름이 이해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친근해지기 시작하였다.

    5. 시험장에서
    처음 시험을 응시할 때, 나의 지역구가 모두 마감이 되어서 '시험응시장 타지역 대기'로 신청을 했다. 최악의 경우 시험 당일 시외버스를 타고 다른 곳까지 가야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시간이 지나니까 응시 취소자에 의해 빈자리가 생겨서 그나마 가까운 곳을 시험장으로 잡을 수 있었다. 이것도 은근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내가 시험을 응시한 날에는 비가 제법 많이 왔다. 이런 자격증 시험은 매우 오래간만이라서 필요 이상으로 긴장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그래도 ' 내가 어려우면 남들에게도 어렵다', '이것은 남들보다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일정 점수를 취득하기만 하면 되는 시험이다.'같은 명백한 사실을 계속해서 상기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코로나19에 의해 입장 전 체온 체크와 마스크 착용 등 비교적 갑갑한 상황에서 시험을 보았다. 한 학교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시험을 응시하러 왔던데,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지명도와 지금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80분이라는 시험 시간은 제법 넉넉해서 40분도 되지 않아서 모든 문제를 풀고 답안지에 옮겨적으니 한시간 정도 시간이 걸렸다. 시험을 다 풀면 바로 조용히 퇴실할 수 있었기에 여유롭게 퇴실했다.

    6. 마무리하며.
    집으로 돌아오니 오후 쯤 문제지와 답안지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어서 바로 정답을 체크할 수 있었다. 결과는 이 글의 제목 그대로 어렵거나 생소한 문제도 있긴 했지만 다행히도 아는 문제가 더 많았고 이 정도면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8월 21일 금일, 성적표와 합격증을 확인하고, 가채점 그대로의 결과가 나왔다는 것에 안도했다. 언제 또 이런 시험을 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법 재밌는 공부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의 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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