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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후기] 너브 (NERVE) - 인터넷 관심 인증 문화의 위험성.
    문화생활 후기 2021. 1. 24. 17:09


    '관종의 조건' 책을 읽다가 중간에 영화 '너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때마침 넷플릭스에 있길래 관람했다. 이 영화는 'NERVE'라고 하는 가상의 인터넷 소셜 게임이 주제다. 이 게임은 시청자와 플레이어로 나뉘게 되는데, 시청자는 플레이어를 팔로잉하면서 도전과제를 줄 수 있고, 플레이어는 그 도전과제를 달성할 경우 미션에 따른 돈을 받게 된다.

    평소 소심했던 주인공 '비'는 처음에는 잘나가는 친구와 비교되는 열등감으로 인해 너브에 참가하게 되는데, 가볍게 시작했던 너브가 갈수록 위험해지고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향해 가게 된다. 익명성에 숨은 시청자들은 플레이어에게 수익을 미끼로 보다 더 자극적인 도전과제를 요구하게 되고, 플레이어는 그것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돈과 인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게 되며 실패와 함께 큰 피해를 입기 일쑤다.

    도전과제에 실패하거나 포기를 하면 중단할 수 있다고 하지만, 게임을 멈추면 지금까지의 수익이 모두 사라지고, 경찰에 신고를 하면 밀고자가 되어 익명성에 숨은 시청자들에 의해 큰 불이익을 얻게 된다는 것은 플레이어를 멈추지 못하게 만드는 협박의 수단이 되어버린다.

    이 영화는 2016년에 개봉했다. 지금으로부터 벌써 5년 전에 나온 영화인데, 그 소재는 제법 자극적이면서도 그렇게 낯설지 않다. SNS와 인터넷 방송 등에서 스스로를 인증하고 관심 받기 위한 '챌린지'는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고, 슈퍼챗, 별풍선, 구독, 도네이션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한 직접적인 수익 창출 경로가 만들어지면서 인터넷에서 유명해진다는 것은 곧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되었다.

    하지만, 이런 수익성과 유명세는 영화 '너브'처럼 스스로 주체할 수 없는 파국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2021년 1월 21일 이탈리아의 10살 여자아이가 욕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녀는 벨트와 스마트폰과 함께 발견되었는데, 틱톡에서 유행하는 스스로 목을 졸라서 질식 직전 상태까지 참는 '블랙 아웃 챌린지'에 도전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런 참변이 발생한 원인은 무엇보다 인터넷에서 형성되는 무모한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SNS를 통해 순식간에 유명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규제가 따라오지 못하기에 자극을 좇게 되고 그만큼 위험이 따르게 된다. 오래전부터 위험한 장소에서 위험한 도전을 하다가 사망이나 부상 사고가 벌어지는 비극은 있었지만, 이젠 실시간으로 직접 소통이 가능해지고 직접적인 수익까지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 앞으로 더욱 더 위험한 사건 사고가 더 발생할 것은 틀림없다. '너브'의 시청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익명성에 숨어서 유명해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조종하며 즐길 것이다. 문제가 발생해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책임을 회피하고, 다른 희생양을 찾을테고 말이다.

    이것은 단순히 관심과 수익을 좇는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사람들이 피해와 악영향에 휘말릴지도 모르는 문제이기에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 발생했던 크고 작은 사건들을 보면 이미 늦을만큼 늦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https://youtu.be/H-EmUEn88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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