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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즈니 인어공주 실사화 논란을 지켜보며...
    트위터 2022. 9. 18. 14:37

    인어공주 논란.

    디즈니의 인어공주 실사화 때문에 매일매일이 시끄럽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실사화 프로젝트가 하나하나씩 진행되면서 어떤 작품은 멋지게 성공하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처참하게 실패하거나 미적지근한 반응으로 끝나기도 한다.
    실사화가 진행되면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바로 캐스팅인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정치적 올바름.

    인어공주 '에리얼' 할리 베일리



    사회 문화 영역에 있어 인종, 성별, 외모, 성정체성 등 혐오와 PC가 대두되고 있는 지금. 내년 5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 역으로 가수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들릴 때부터 논란이 많았는데, 얼마전 티저 예고편이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논란이 하루하루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인어공주의 행보에 대해서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면 크게 할리 베일리가 너무 못생겨서 어울리지 않는다는 외모 차별과 흑인이 캐스팅되었다는 것 자체에 불만을 갖는 인종 차별, 그리고 포괄적으로 디즈니의 정치적 올바름 행보에 가지는 불만이다.

    '1989년에 공개된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은 빨간 머리에 새하얀 피부에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었는데, 지금은 왠 못생긴 흑인 여자가 주인공을 자처하고 있다고??'

    디즈니는 과거의 애니메이션을 단순히 높은 CG 기술력과 자본을 투자해서 겉보기로만 실사 영화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있었던 구시대적 가치관을 다시 한 번 검토하고 재해석 한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OTT 디즈니+에서 몇몇 고전 애니메이션을 재생하면 시작할 때 '시대에 뒤쳐진 문화적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고 한다. 디즈니는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인지하고 실사화 리메이크를 통해 다시 재창조하는 것에 가깝다고 보면 될 것이다.

    2019년에 개봉된 알라딘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애니메이션에서 수동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자스민 공주는 실사화 오리지널곡 speechless를 통해 주체적이고 강한 여성을 멋지게 어필했며 호평을 받았다.

    알라딘 '자스민' 나오미 스콧



    다시 돌아와서, 이번 인어공주 실사화 역시 비슷한 노선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사랑을 위해서 목소리를 빼앗기고 되찾는 과정에서 보다 더 주체적인 모습이 개입할 여지도 많고, 무엇보다 그 과정 속에서 '노래'가 중심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이제 막 티저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뿐이고, 본편이 개봉되어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다크나이트가 개봉하기 전에 조커는 오직 '잭 니콜슨'밖에 없다면서 '히스 레저'를 비난했던 팬들이 있었고,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의 예고편이 공개되자 일본 만화 카이지와 일본 영화 신이 말하는대로의 설정만 갖고 온 어설픈 드라마라고 조롱한 사람들도 많았다.

    다크 나이트 '조커' 히스레저



    개봉되기 전까지 이런 논란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유튜브의 예고편을 보면 좋아요 보다 싫어요가 압도적으로 높다. 팬을 자처하는 사람들은 캐스팅 하나로 지난 어린 시절을 모두 부정당하고 상처 받았다며 억울해하며 분노하고 있고, 수많은 비난과 조롱 댓글 속에 숨어 자신이 가진 외모 차별 의식과 인종 차별 의식을 거침없이 토해내는 사람들도 있다.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무엇보다 '교조적'인 것을 매우 싫어한다. 니가 뭔데 나를 가르치려고 드는 것이냐 하는 것이다. 디즈니가 가진 막대한 자본력과 컨텐츠의 힘으로 정치적 올바름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자 이에 대한 백래시도 동시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인어공주 논란은 단순히 디즈니의 행보에 의한 원인과 결과라고 보진 않는다. 세상은 이미 혐오와 정치적 올바름 등으로 국가, 지역, 성별, 종교, 성정체성, 학력 등으로 분열된지 오래고 SNS,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통해 집단화된 개인들은 확증편향을 강화시키며 서로에 대한 편견과 혐오, 그리고 차별행위를 합리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반대점에는 정치적 올바름이 있다. 언제 어디서 문제가 시작되었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정의와 가치관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끝없는 줄다리기가 되어버렸다.

    참 피곤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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