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스타벅스 레디백 수령 성공기
    일상 2020. 7. 6. 09:38

    2020년 5월 21일부터 7월 22일까지 2개월간 진행되는 2020년 스타벅스 프리퀀시 이벤트.

    이번에는 소형 여행가방과 접이식 의자가 준비되었다.


    작년 2019년에 나온 프리퀀시 비치타올 같은 경우에는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어서, 이번에도 한 달 정도 걸릴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사건이 2020프리퀀시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되었다.


    커피를 한 번에 300잔 주문했다는 뉴스가 들리지 않나, 중고사이트에서 레디백이 10만원 안팎에 팔리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프리퀀시를 다 모았을 때 스타벅스 입구마다 금일 수량은 모두 소진되었다는 안내문이 붙여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오픈 시간 전부터 기다리기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다 모았는데, 어째서 쓰지를 못하니...!!


    선택은 두가지였다.
    가방에 비해 남아 도는 의자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남들처럼 오픈시간에 전에 가서 기다려야 할 것인가.

    인기가 많은 핑크 레디백은 모두 소진되었고, 그린 레디백만 남은 상황.

    그래서... 큰 마음 먹고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

    2020년 7월 4일. 토요일. 6:00


    6시 정각 알람 소리에 일어났다. 날이 서서히 밝아지고 있는 가운데, 아직 하루가 시작되기엔 이른 시간대였다.

    다행히 집 건너편에 바로 스타벅스가 있어서 금방 도착했다. 이 정도면 뭐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6시20분. 이미 15명 정도의 사람들이 입구 앞에 줄지어 앉아 있었다.

    오픈 시간인 8시30분까지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원래는 8시 오픈이었지만, 토요일이라서 8시 30분 오픈)

    갖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과 에어팟 하나. 인터넷은 스타벅스의 와이파이를 잡아서 쓰면 된다고 해도, 마냥 기다리는 것은 꽤나 고역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휴대용 의자를 갖고 왔거나, 돗자리에 앉아서 비교적 편하게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 이래서 스타벅스에서 레디백이랑 의자를 같이 준비한 거구나. 기다릴 때 자기네 의자에 앉아 있으라고...!

    ...

    지겨움이 괴로움으로 변할 때 쯤 오픈 시간이 되었다. 두둥.



    오픈 시간에 맞춰 정확히 한 명 한 명 레디백을 받아가고, 이번 고생이 나름 뜻깊은 추억으로 되돌아올 거라고 부푼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쯤. 파트너 분이 말했다.

    "오늘 레디백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

    내 차례까지 3명을 남겨둔 상태였는데, 순간 정신이 멍해지며 씁쓸한 기분이 머릿속을 가득채웠다.

    설마 했던 최악의 상황이 나에게도 벌어질 줄이야...

    혹시나 해서 한 번더 파트너 분에게 물어보니, 12개의 수량이 준비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렇구나. 최소 10명 안에 들어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거구나.'

    나는 큰 교훈을 얻고 돌아왔다.

    ---

    2020년 7월 6일 5:00



    이번에는 더 독하게 알람을 5시로 설정했다.

    비 소식이 있고, 1시간이나 일찍 일어났으니 이틀전보다 훨씬 더 어두운 상태였다. 그리고 나는 다시 채비를 하고 길을 나섰다.

    도착 시간 5시 20분. 이번에는 비장의 무기도 하나 더 챙기고 왔으니...


    1시간이나 더 일찍 와서 기다려야 했으니 더 든든한 시간 때우기용 물건이 필요했다.

    이번에는 내 앞에 3명이 더 있었다. 한 명의 남자와 모녀였는데, 전보다 훨씬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었다.

    2시간 반동안 동물의 숲을 하면서 열심히 섬을 가꾸거나, 슈퍼마리오를 오래간만에 플레이하니 금방 시간이 흘러갔다.

    그리고 나는...


    레디백을 받았다...

    정말 이게 내것이란 말인가. 마음 속에서 QUEEN의 we are the champion이 울려퍼졌다.

    기분 좋게 스타벅스 밖을 나서는 찰나, 내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은 가방을 받고 그것을 촬영한 뒤 발빠르게 폰으로 뭔가를 작성하고 있더라. 아무래도 수령하자마자 바로 중고사이트에 판매를 하나 보다.

    앞의 세사람은 얼핏 토요일에도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저게 바로 문제였다.

    인터넷 중고거래가 활성화되고 일상화되면서 그만큼 희소성이 있다 싶은 물건들은 이런 식으로 발빠른 사람들에게 선점되어, 진짜 필요한 사람들이 물건을 얻지 못하고 이런 선착순 달리기를 해야 하는 거구나.

    약간 괘씸한 생각도 들지만, 자기 물건을 개인적으로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물량 공급에도 버거워지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데 소극적이게 된다. 괜히 지나친 개입은 반발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말이다.

    지금까지 나는 한정 판매나 줄서기 같은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해 본 적도 별로 없어서 이번 레디백 수령 경험이 좋은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현실을 생각해보니 좀 많이 씁쓸했다.

    이게 뭐라고...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