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라는 책을 읽었다. 가짜뉴스로 발생하는 각종 논란과 문제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긴 하지만,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 번 읽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이 책의 원제는 Post-Truth(탈진실)인데, 이것을 ’개소리‘라고 멋지게 번역한 것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라는 말이 있다. 과거에는 정보가 언론이나 방송을 통해 단방향으로 흘러가며 공유 확산됬는데, 인터넷이 우리 일상에 자리잡은 지금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정보 소비자가 될 수도 있고 동시에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국경과 인종, 문화를 뛰어넘어 서로 공감대를 쌓고,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초기의 기대와 달리, 가짜뉴스를 비롯한 선동과 날조로 서로 갈등과 집단의식만 더 심해지는 결과가 초래된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 책에서는 그 대표적인 예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과 영국의 브렉시트 선거가 대표적인 예로 제시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이 두 개의 예시는 현대 사회의 미디어 생태계를 가장 먼저 꿰뚫고 이용한 측의 성공 사례이자 비극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소셜 미디어의 성장에 떠밀려 언론 시장 구조의 개편으로 인해 새로운 수익 창출을 내야하면서도 수많은 가짜뉴스에 맞서 팩트체크(사실검증)의 역할을 다해야 하는 기존 레거시 미디어의 중요성은 더욱 더 커졌다.
이 책에서는 개소리의 공유와 확산에 일조하는 일반 대중들의 자세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도 그럴 게, 아무리 가짜 정보가 떠돌고 있다고 한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그 ’개소리‘는 힘을 얻을 수도 있고, 힘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그런 개개인이 모인 집단 확증 편향에 의해서 세상은 너무나 혼란스러워 졌다.
자신의 이익, 소속감, 정치 등 다양한 이유로 확산되는 개소리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코 우리 공동체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직시해야 한다.
말그대로, 이런 ‘개소리’들을 어떻게 다루는가가 바로 지금 정보화 사회와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주어진 숙제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