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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구마사 논란]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국과의 문화 공성전.
    트위터 2021. 3. 25. 19:01


    제가 사회 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 중국인 관광객들을 상대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다양한 사람들을 여러 차례 상대하다보니, 직업, 성별, 연령, 국적에 상관없이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은 어차피 다 똑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단지 다른 것이 있다면, 사람의 태도와 언어일 뿐이었습니다.



    중국인들만의 특징은 절대 한국어는 커녕, 영어로도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직 중국어로 말했고, 제가 중국어를 알아듣지 못하자 자신의 목소리가 작아서 똑바로 알아듣지 못한 거라고 생각했는지 더 크게 말할 뿐이었습니다.

    관광객의 입장으로 외국에 갔을 때는 머릿속에 남아 있는 영어 능력을 어떻게든 살리거나 검색을 해서라도 그 나라의 현지어를 써서 의사소통을 하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직 중국어만 고집하는 그들의 당당한 모습을 직접 경험해보니 꽤나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중국인들이 유난히 당당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를 접해보니 오히려 그것은 '당당함'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국가관에 가까웠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한국의 역사를 교묘하게 중국의 역사로 끼워맞춰 넣으려고 하는 동북공정, 영국으로부터 반환된 홍콩의 민주화를 압박하고 탄압하고 있는 중국의 공세, 위구르족 수용소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탄압, 중국과 타이완 사이의 갈등 등 '하나의 중국'이라는 명분 아래에서 중국인들이 보기에 한국은 그저 중국의 일부였을 뿐이니, 한국어 또는 영어를 써서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한 게 아니었을까요? 오히려 한국인이 중국어를 써서 맞춰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최근, 모바일 게임, 유튜브 등을 통해 한국의 전통 문화인 한복과 김치, 쌈 문화를 중국의 것으로 소개하거나 한국 드라마 속에 뜬금없이 중국 상품 PPL이 나와서 논란이 됐습니다. 사람들은 중국의 이런 태도와 자본의 영향력을 지적하며 경계해야 한다는 의식을 조금씩 갖게 되었는데, 최근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에서 그런 문제의식이 한번에 표출되었습니다.

    노골적인 역사 왜곡 설정과 무대 소품, 복장, 심지어 OST까지 중국인들 스스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중국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요소로 가득한 이 드라마에 대해 사람들의 불만과 항의는 제작사 뿐만 아니라 광고주와 제작 업체에 대한 압박을 통해 방송국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방송을 잠시 멈추는데 성공했습니다. (2021년 3월 25일 현재)


    사실, 이런 문화 왜곡과 침탈 문제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국가관에 힘입은 기업이 만든 자본과 상품의 흐름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이 전세계의 일상 생활 속에 자리잡게 되고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이 상황에서 국가간의 공방은 국민 스스로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게 되었고, 자국의 문화와 역사를 둘러싼 하나의 공성전이 되어버렸네요.

    이번 조선구마사 사건은 일상 속 가장 대중적인 매체라고 할 수 있는 지상파 TV 드라마를 통해 노골적으로 드러났고 시청자 스스로 방법을 찾아 저지했다는 가장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것이다. 한국인에게 중국어로 말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중국인들의 생각을 바로 잡는 일은 친화적인 설득으로는 불가능하고 보다 강경하게 나가야 할테니까 말이니까요.



    2021.3.25. @HANBINIZ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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