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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아요'와 '싫어요'로 보는 일본 사회의 민낯
    트위터 2020. 7. 16. 12:55

     

    '좋아요'와 '싫어요'로 보는 일본 사회의 민낯

    @HANBINIZM

    유튜브에서 일본 뉴스를 살펴보던 중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대부분의 유튜브 영상에는 '좋아요'와 '싫어요' 개수를 확인할 수 있는데, 유튜브 영상으로서 어느 정도의 재미나 정보를 제공한다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이상 '좋아요'가 대부분이고 '싫어요'는 1/10 정도의 비율을 차지한다. 유튜버가 큰 사고를 치거나 논란이 있는 영상일 경우에는 그런 '좋아요'와 '싫어요'의 비율이 비등해지거나 역전되기도 한다. 그런데, 유튜브에서 보는 일본 뉴스를 보면 그런 법칙이 깨진다는 것이다. '싫어요'가 '좋아요'보다 많은 뉴스를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겠지만 끔찍한 엽기 살인이나 잘못된 가족 관계 등에 의한 학대처럼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사건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이런 사건들에 대해서 사람들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수사 과정을 통해 하나둘씩 드러나는 사건 속 진상들은 사회를 뒤흔들고 사람들을 분노케 한다. 그리고, 재판으로 결정되는 형량에 따라 그 영향은 절정에 달한다.

    이것은 철저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지만, 그 문제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속에 숨어있는 어두운 이면이 드러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문제가 앞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반성하거나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이런 사건들을 자세히 보도하는 이유는 단순히 흥미 위주로서 시청률이나 조회수를 끌기 위한 목적으로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긍정적인 저널리즘으로 해석하자면 우리 사회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뉴스 영상에는 사람들이 그런 의도를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공감하기 때문에 '좋아요'를 누른다. 이 과정은 사건 사고 뉴스 뿐만 아니라 모든 뉴스에 통용된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말이다.

    그런데, 일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최근 발생한 도쿄의 유아 유기 사망 사건이라든가, 일본의 코로나19 관련 감염 확산 실태를 다루는 뉴스를 보면 '싫어요'가 많은 비중을 차지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왜 그럴까? 이것은 앞서 설명한 대중의 사고 과정과는 달리, 일본의 대중은 사고 사건 그 자체를 평가하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한국의 포탈 뉴스를 보면 각 기사에 대한 자신의 감정(네이버의 경우: 좋아요, 훈훈해요, 슬퍼요, 화나요, 후속기사 원해요)을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은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기 위한 수단이지 평가는 아니다. 기사에 반응을 한다는 것은 그 기사가 자신에게 좋든, 나쁘든 어느 정도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것에 대한 평가라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 유튜브에서 드러나는 일본 대중은 유튜브의 '좋아요'와 '싫어요'를 통해 그 사건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통해,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석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갈등인 '역사'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 때 드러난 일본의 제국주의는 현재 일본 우익 정권과 언론을 중심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역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드러나지 않고, 일본의 역사를 비판하는 한국의 자세를 '감정적'이고 '어른답지 못한 것'으로 치부해 버리며, 스스로를 '이성적'이고 '어른다운' 자세라며 내세운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켜봤을 때 일본은 일본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여기서 일본 특유의 폐쇄성이 드러나게 되는데, 분명히 일본 내에서 발생한 문제인데 용의자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을 일본 사회에서 배제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범죄자이므로,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에, 너만 없었으면 아무 문제 없었다'라는 식으로 철저히 짓밟으며 일본 사회에서 완벽히 격리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일본 사회와 잠시 떨어진 존재로 인식한다.

    2018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원제: 万引き家族)'이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을 때, 아베 정권을 비롯한 우익 측이 별다른 축하 반응이 없었다는 것이 이런 현실을 잘 보여준다.

    자국의 영화가 국제 영화제에서 큰 상을 받았음에도 축하하지 않았다는 것은 일본 사회는 반드시 행복하고 긍정적인 모습이 전세계에 알려져야 하는데, 이 영화 속 한 가정을 통해 일본 사회 속의 어두운 면이 드러났다는 것을 작품성, 예술성이 어찌됐든 내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애초에 일본 정치, 사회에 소신 있는 자세를 보였던 코레에다 감독에 대한 아베 정권의 냉담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일본은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밝고 긍정적인 일본 사회의 모습에 얽매인다. 그래서 유튜브에 있는 뉴스 하나하나에 조차 '좋아요'와 '싫어요'로 평가하려고 하는 것이다.

    판데믹과 BLM 등 세계 곳곳에서 차별과 갈등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사실 그 자체를 평가려는 이런 자세는 장기적으로 일본 스스로에게 결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문제의 해결과 개인과 사회의 성장은 현실 그대로를 인정하는 자세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20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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