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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 후기] 나는 좁은 길이 아니다.
    문화생활 후기 2020. 6. 2. 14:30

    나는 좁은 길이 아니다. 홍콩 민주화 운동과 나의 18세
    -조슈아 웡-

    내가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14년 홍콩의 우산 운동이 뉴스와 인터넷 등을 통해 보도 및 중계되었을 때였다. 당시에는 홍콩의 상황도 한국만큼이나 심각하구나 하는 정도로 알고 넘어가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우산 운동 관련 소식을 접할 때마다 어느 10대 소년이 계속해서 같이 보도되는 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가 바로 '조슈아 웡'... 한참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는 학민사조라고 하는 단체의 지도자로서 우산 운동의 중심 인물이었다고 한다.


    이후, 2019년에 범죄자 인도법이나, 복면금지법 등에 따라 다시 격해진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차츰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몇달전 조슈아 웡이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통해서도 홍콩 민주화 운동을 전개한다는 참신한 소식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중국에서 판매 중단 되었다)

    이에 흥미가 이끌린 나는 그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잉하고, 때마침 가입했던 넷플릭스에서 조슈아 웡이 이끈 학민사조의 활동을 다룬 '우산혁명: 소년vs제국'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하면서 홍콩의 역사와 현재 상황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에 그가 쓴 저서, '나는 좁은 길이 아니다'라는 책이 한국에서 번역 출판된다는 소식을 듣고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2013년~2015년까지 시민투표, 우산 운동, 정치개혁안 부결 등 홍콩의 민주화와 관련된 굵직한 사건 사고 속에서 그가 경험하거나 생각하던 것들을 적은 글들을 다시 책으로 엮어 출간한 것이다.

    이 책을 읽고 가장 놀란 것은 그의 글이 정말 10대 청소년이 쓴 것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민주화에 대한 신념과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민주화 운동 및 다양한 사건 사고 속에서 자신의 위치, 행동과 선택에 따른 책임감과 안목이 매우 넓고 깊어서 자연스럽게 그의 성숙함이 드러난다는 것이었다.

    이 책의 제목인 '나는 좁은 길은 아니다'는 원래 '나는 어린 아이가 아니다.'를 보다 넓은 의미로 나타내기 위해서 일부러 의역한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 책을 읽어 보면 그는 나이를 초월한 민주화 운동가로서의 성숙함이 단번에 드러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SNS, 소셜미디어, 인터넷 방송, 외국어 활용, 게임까지 등을 적극 활용하여 다양한 방면으로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면 현시대의 민주화 운동의 새로운 활동 방향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선거를 비롯한 홍콩 사회의 정치 체계와 사회 구조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2015년 이후에도 홍콩에 대한 중국의 압박은 현재까지 범죄자 인도법,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 등을 통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역사 속 5.18을 비롯한 민주화 운동과 부정한 대통령까지 국민의 힘으로 끌어내린 한국의 현재 모습이 홍콩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와 연대 의식을 일깨우는지는 이해하고 있는 중이다.

    빈부 격차, 판데믹, 인종 갈등, 이념 갈등 등 전세계적으로 혼란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 결코 멀지 않은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이해하고 연대하며 지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계속해서 중국의 위협과 압박을 받고 있는 홍콩의 현상황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는 것은 국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할 수 있는 또다른 책임이자 역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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