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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 감독 ‘스즈메의 문단속(すずめの戸締まり)’ 관람 후기문화생활 후기 2023. 3. 8. 16:36
스즈메의 문단속
2011년 일본 동북 대지진 이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은 일관되게 ‘재난‘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그걸 풀어내는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재난이 사람들의 일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그리고 재난 이후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면서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번 스즈메의 문단속은 일본에서 2022년에 개봉했고, 한국에서는 2023년 3월에 개봉했다.
이번 스즈메의 문단속은 제목 그대로 문을 닫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되는 어느 시골 여고생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얼핏 보면 단순한 모험극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문을 닫기 위해서 일본 큐슈 남부 지역에서 시작하여 혼슈 센다이 지역까지 이르기까지 스즈메는 각 지역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신세를 지거나 도와주면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며 연대 의식을 갖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문‘을 통해 드러나는 재난의 의미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보여주고 싶어하는 의미 역시 더욱 더 짙어진다.
재난 ‘미미즈’가 사람들로부터 버려진 ’폐허‘에서 만들어진다는 것, 문을 닫을 때 사람들의 일상을 상상한다는 것이 가지는 의미는 의미심장하다. 재난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무력한지, 재난을 겪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일상은 얼마나 달라지게 되는지, 그 고통과 슬픔, 공허함의 몫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우리의 이면에 잠재되어 있는지 말이다.
그리고 후반에 이르러 스즈메의 이야기가 드러나게 되는 순간 단순한 모험극이 아닌 하나의 치유의 이야기로 전환된다. ’한 쪽 다리가 없는 의자‘로 상징되는 스즈메의 이야기는 그만큼 깊이와 여운이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고양이의 모습으로 드러나는 다이진과 사다이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보였다는 것. 아무래도 일본의 역사 문화에서 기반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는데, 그것이 고양이와 비석으로 재해석되는 과정에서 설득력이 부족해 보였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좀 생각해 봐야겠다. (아니면 나의 이해가 부족한 것일 수도)
스즈메의 모험이 일단락되고 엔딩곡과 함께 지난 여행길을 되돌아가며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과 다시 만나는 일러스트가 이어지게 되는데 여기서 큰 감동과 여운을 느꼈다.
큰 재난을 겪고 상처와 아픔을 지니고 있을지라도 사람들과 공동체로서 주변 사람들과 언제 어디서든지 연대하고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 그것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도쿄 친구의 플레이 리스트가 너무 좋았다. 꽤 많은 곡들이 길고 짧게 들어갔는데 내가 아는 노래도 많아서 반가웠다. 이렇게 다시 듣게 될 줄이야!'문화생활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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