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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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문화생활 후기 2021. 8. 23. 22:39
뜬금없이 살며시 고백 하나 하자면, 올해 초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 최근 몇년간 줄곧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더 이상 가만히 둘 수 없다는 생각에 약간의 용기와 함께 정신과 상담을 받고 약을 처방 받았다. 새끼 손가락 손톱보다 작은 약 한 알만 먹었을 뿐인데, 끝없는 나락 아래로 추락하는 것만 같았던 나의 마음이 안전 그물망에 걸린 것처럼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사람들의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사회적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정신병의 존재를 알고도 모른척 하며 쉬쉬하던 때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야 정신병이라는 게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곧 자신과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존재를 인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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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무감증 (人生無感症) - 인생에서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할 때트위터 2021. 1. 31. 19:00
인생무감증. 일상 속의 일, 인간관계, 감정, 감각 등에 아무런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것. 우울증이나, 조증, 번아웃, 무기력증처럼 몸과 마음이 극한의 상태에 치우치는 것과 다르게 이것은 말그대로 아무 것도 느끼지는 못하는 상태.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듯이 매순간순간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당연히 느껴져야 할 반응이 사라진 상태라 할 수 있다. 마치, 고통은 커녕 자신에게 닿는 모든 것에 감각 자체가 사라진 살 덩어리가 된 것. 그렇다고 해서 외부에서 오는 자극에 전혀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무적 상태가 아니다. 우울증이 가만히 있어도 힘이 빠지고 고통이 느껴지는 신경통이라면, 인생무감증은 실제로는 멍들거나 살갗이 찢어지고 피가 나더라도 그것에 반응할 신경 세포 자체가 사라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