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나흘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이유에 대한 생각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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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7일 임시공휴일 소식에 '왜 3일인데 사흘 연휴냐.'라는 사흘 논란이 지금 발생하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말에서 1일부터 10일까지 뜻하는 말은 '하루-이틀-사흘-나흘-닷새-엿새-이레-여드레-아흐레-열흘'인데, 이걸 다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저도 방금 검색해서 알았구요.
사실, 날짜를 계산하는데 있어서 가장 정확하게 나타내는 방법은 날짜를 직접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괜히 닷새, 엿새, 이레, 여드레 같은 말을 했다가는 오히려 날짜 계산하기 더 힘들고 틀릴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다음주 토요일'처럼 주일과 요일을 섞어서 말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월요일을 기준으로 다음주가 되는 7일부터는 쓸 일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5일 후가 되는 토요일, 일요일은 '주말'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이틀-사흘-나흘-닷새 정도까지만 일상생활에서 쓰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요즘 사람들은 갯수와 숫자에 대한 구분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하나도 모른다'를 '1도 모른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이것은 유행어와 밈의 영향도 크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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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일=하나=하루, 2일=2틀=이틀, 3일=3흘=삼흘??? 4일=4흘=사흘??? 이런 구조로 생각하고 거침없이 표현하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사람들이 맞춤법에 대한 집착이 사라져서 모르는 단어를 찾기보다는 생각나는대로, 발음되는대로 쓰는 온갖 신박한 맞춤법(예: 곱셈추위, 실외기국)이 늘어나는 것처럼, 사고방식이 점점 단순해지고 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잘못된 맞춤법에 대해서 오히려 부끄러운 줄 모르고 당당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겠지요.
글은 기본적으로 생각과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인만큼 자기자신을 드러내는 거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이러한 맞춤법 지적에 대해 괜히 흥분하지 않고 겸허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