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연예계, 스포츠 등 사회 곳곳에서 학교 폭력 논란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 화제가 된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1.
-일주일에 1회 씩 공개됐던 시즌1과는 달리 시즌2는 8화 전부가 한 번에 풀렸는데 덕분에 한 번에 마지막화까지 전부 시청했다.
-파트1이 피해자 문동은의 복수극의 배경과 기초적인 판을 깔아두는 내용이었다면 파트2는 그렇게 깔아둔 판에 의해 가해자 들이 파멸(어쩌면 자멸)하는 내용이다.
-파트1과 마찬가지로 바둑이 중요한 소재로 나오는데, 이 드라마의 흐름 역시 바둑 그 자체다. 검은돌과 흰돌을 번갈아가며 놓으며 집을 만들며 상대방의 집을 무너트리고 돌을 빼앗는 게임. 그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하다.
-문동은의 등장에 따라 허울 뿐이었던 우정은 자연스럽게 무너지고 서로 갈등하다가 몰락하는 가해자들. 물론 자기 나름대로의 반격을 하거나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의 힘과 능력을 발휘하지만 자신이 놓은 돌이 상대방의 돌에 얽매여 금방 망가져 버린다.
-이 과정 속에서 문동은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기도 하고, 돌발 상황에 난관에 직면하기도 하지만 어떻게든 극복하고 만다.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것은 문동은이 복수극을 만들어 놓았다고는 하나, 주변 인물들의 도움 없이는 절대 성공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주변 인물들의 서사 역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문동은의 복수극에 절묘하게 맞춰져 그 역할을 다 한다. 이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복선의 의미와 반전이 드러나게 될 때의 카타르시스는 정말 굉장했다.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는 문동은과의 연대와 협력으로 완성된다.
-문동은의 복수극은 창작물로서 현실적으로 절대 성취될 수 없는 무리수가 있지만, 그 방법과 과정은 매우 현실적이다. 가해자들이 개과천선하는 억지 전개도 없고, 복수는 허망한 것과 같은 뜬금없는 가르침도 없이 복수 그 자체에 충실하다.
-더 글로리가 단순히 재미있고 흥미있는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도 큰 화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학교 폭력을 비롯한 강자에서 약자를 향해 벌어지는 부조리한 일들이 사회 곳곳에 벌어지고 있었고, 한편으로는 지금도 벌어지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은 어린 날 한 때의 추억으로 기억하거나 그 악행을 잊어버리지만, 피해자들은 그 때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 이 드라마가 화제가 될 수록 피해자들에게는 위로가 됨과 동시에 쾌감을 줄 수 있고, 가해자들은 매우 심기가 불편하겠지.
-피해자가 피해를 입음으로서 잃게 되는 것과 그 복수에 성공하면서 얻게 되는 것. 학교 폭력 가해자가 가해를 하게 됨으로서 얻게 되는 것과 복수에 당하면서 잃게 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