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죄수의 딜레마] 다크나이트로 보는 한국 사회

HANBINIZM 2022. 9. 25. 22:01



영화 다크나이트를 보면, 조커의 테러 위협을 피해서 일반 시민들과 교도소의 죄수들이 각각 두 척의 큰 배를 타고 고담을 탈출하려는 장면이 나온다.

이 때 조커는 두 척의 배에 몰래 폭탄을 숨겨 두었고, 서로 반대편 쪽의 배를 폭발시킬 수 있는 리모콘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각까지 리모콘을 아무쪽도 누르지 않으면 양쪽 모두 배를 폭발시키겠다고 협박하자 양쪽 모두 큰 혼란에 빠진다.

고담 시민들은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리모콘을 빨리 눌러야 한다고 하는 찬성파와, 상대방을 죽이면서까지 우리가 살 필요는 없다는 반대파로 나뉘어져 결국 투표를 하게 된다. 투표는 폭발 찬성표가 반대표 보다 더 많이 나오지만 대표 시민이 리모콘 스위치를 누르려다가 양심상 차마 누르지 못하고, 반대로, 죄수쪽은 혼란스런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던 한 죄수가 리모콘을 뺏어서 바다로 던지는 선택을 한다.

그 사이에 배트맨이 조커를 찾아내서 폭발 계획을 저지하는 것으로 모두가 사는 최선의 결과로 끝난다.

조커는 폭탄 리모콘이 상대방의 배를 폭발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자신의 배를 폭발시키는 스위치였을 것이다. (그전에 레이첼과 하비덴트를 두고도 서로 위치를 반대로 거짓말 했던 전력이 있으니까)

'죄수의 딜레마'를 영리하게 재해석한 이 장면은 지금도 머릿속에 깊게 남아 있는데, 문득 지금의 한국 상황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살기 위해서는 모두가 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왕도겠지만, 상대방은 어떻게 되든 알바 아니고 자신은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믿으며 아무런 망설임 없이 '2 스위치'를 누른 사람들 때문에 한국 사회는 모두 동시에 폭발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