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칼럼] 인생의 하한선.

HANBINIZM 2021. 5. 14. 17:09

원래 세상은 불공평했다.



사람들마다 인생의 하한선은 제각각이다.

상한선은 크게 중요치 않다.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잘 살아가고 싶은 거야 당연한 거니까.

나름 잘 살아보겠다며 저마다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살아가다보면 자신이 속한 집단이 지향하는 방향과 자신이 지향하는 방향이 어긋나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하고,

인간관계, 가치관, 양심 등 특정 시점에서 자신을 위협하는 위기감을 느끼거나 이건 아니다 싶은 판단을 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 목표가 바뀔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길을 찾아서 새로운 전략을 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그런 기준이 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삶에 있어서의 하한선인데,

자신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이렇게는 하기 싫다.'라고 생각하는 기준이 있고 거기까지는 내려가지 않도록 마지노선을 깔아둔다.

이런 기준은 어릴 때부터 자신이 속한 가정과 교육 환경과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형성되기 마련인데,

여기서 저마다의 차이가 발생한다.

어느 정도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고 상식적인 선에서 배우고 자란 사람은 그런 하한선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그 유명한 매슬로우의 욕구5단계로도 설명할 수 있는 것인데, 욕구 5단계를 가장 아래로부터 하나씩 채워가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인간으로서 지향하는 하한선이 어디까지인지라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 소속의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어릴 때부터 안정적인 가정 환경과 교육 속에서 자라온 사람이 있다면,

평소 타인에게 존중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애정 소속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거기서부터 위기감을 느끼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가난과 불화 속에서 불안정적인 가정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이 있다면,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만으로도 만족하게 되는데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힘이 쎈 성인 코끼리의 발에 족쇄를 채우면 금방 끊어버리고 도망가지만,

힘이 약한 새끼 코끼리 때부터 발에 족쇄를 채워놓으면 성인이 된 후에도 그 족쇄를 끊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어릴 때부터 이 족쇄를 끊을 수 없다는 것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코끼리는 자신의 가능성을 알지 못한 채 평생 갇힌 채 살아가게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때문에 스스로의 가능성을 깨닫치 못한채 자신의 인생의 기준이 낮춰진다는 것.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절대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각자도생의 가치관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갈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노골적인 계급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개인 스스로도 세상을 보다 더 넓게 보는 자세가 필요하겠지만, 동시에 정부도 사회 공동체로서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고 인생의 하한선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화 '작전'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바닥인줄 알고 사는 놈들 지하실 구경하게 될 겁니다."

인생의 하한선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 속에서 더욱 더 내려가게 된다.

개인의 노력 부족과 환경을 탓하기에는 지금 사회 구조와 계층의 격차가 너무나 커졌다.

개개인이 더 이상 무너지지 않게 지키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키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