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체인소맨을 보았다. 멋진 작화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 암울한 분위기도 매력적이지만ㅡ 이 작품의 세계관과 주인공의 심리는 일본 사회의 이면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보는데- 이것에 깊이 공감하고 있는 나 자신도 참 위험하지 않나 자문해 본다. 영화 조커를 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그런 상황? 체인소맨의 주인공 덴지 기본 설정을 보면 청년 세대의 암울한 현실이 비춰져 있다. 빚(학자금), 장기 매매(신체 건강을 훼손), 배신(열악하고 부조리한 블랙기업)을 겪으면서도 정작 바라는 것은 의식주를 충족시키는 소박한 행복이라는 게 참 안쓰러울 정도다. 지금의 현실과 다를 게 없기도 하고. 주인공 덴지는 어떤 능력을 각성하게 되면서 공안 데블 헌터 조직에 소속된다. 그곳에서 바라게 되는 상사에 대한 인정 욕구와 욕정, 그리고 동료들과의 갈등은 지금의 청년 세대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에 고뇌하는지 잘 반영되어 있다. (한편으론, 청년 세대가 처한 현실과 그 속에서 발생하는 고뇌와 갈망이 사이비 종교나 다단계에 빠지게 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사이비 종교나 다단계는 청년세대의 갈망에 딱 맞아 떨어지니까.) 원작 만화를 보지 않고, 애니메이션을 2화까지 본 상황에서 이런 접근과 분석은 섣부를 수도 있지만, 체인소맨은 충분히 재밌는 작품인 분명하다. 앞으로 챙겨볼 애니가 하나 더 늘었네. -- 참고로, 오프닝곡 KICK BACK과 엔딩곡 잔기(残機)는 j-POP의 대세인 각각 요네즈 켄시와 즛토마요가 불렀다. 이 작품에 얼마나 투자가 많이 들어갔는지 알 수 있는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