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격을 '아우티(일상 모드)'와 '이니(근무 모드)'로 분리해 놓는다는 '루먼'이라는 회사를 무대로 펼쳐지는 드라마.
-아우티와 이니로 분리된 사람은 몸은 하나이지만 정신이 서로 단절되어 있어서 기억을 공유하지 못한다. 즉, 아우티는 출근과 동시에 퇴근을 하게 되는 것이고, 이니는 퇴근과 동시에 출근을 하게 된다는 것인데, 그야말로 아우티는 천국. 이니는 지옥 아닐까.
-루먼에서 하는 일도 의도와 목적을 알 수 없는 단조로운 일이다. 근무자들은 이런 일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고, 기업의 규율에 따르려고 한다. 하지만, 루먼의 미로 같은 복도. 창문 하나 없는 단조로운 사무실의 구성, 인위적이고 가식적인 기업 내 포상 시스템 등을 보고 있으면 강박증에 걸릴 것 같은 정신적 압박을 느끼게 된다.
-이 드라마의 시대 설정은 현대~근미래 정도이며 사람의 인격을 두 개로 단절 시켜놓을 수 있을 정도로 최첨단 기술이 중심인데, 정작 드라마 내에서 사용되는 컴퓨터, TV, 비디오, 카메라 등은 60~70년대에나 볼 수 있는 구형 기기들이다. (핸드폰 역시 폴더폰 아니면 구형 스마트폰) 이러한 설정에서 오는 위화감은 단조롭고 목적을 알 수 없는 업무 내용과 더해져 상당한 효과를 나타낸다.
-이야기의 흐름은 매우 느리지만, 미스테리로 가득한 루먼과 이니와 아우티로 분리된 주인공들이 진상을 향해 서서히 가까워져 가는 전개는 매우 흥미롭다. 충격적인 진실과 반전이 밝혀지는 이야기의 흐름상 시즌2가 나올 수밖에 없고, 시즌1을 본 이상 시즌2를 안 볼래야 안 볼 수 없는 그런 드라마다.
-올해 에미상에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이 다수 노미네이트 되어 화제인 가운데, 세브란스 역시 많은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는데, 그 결과가 기대된다.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들은 다른 OTT 플랫폼에 비해 대중성은 부족하지만, 취향만 잘맞다면 정말 만족할만한 작품들이 많다. 앞으로 또 어떤 작품들이 있을지 기대된다.